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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건강한 삶, 어촌·농촌·도시 중 어디가 좋을까?

by 함께하는 수야 2025. 4. 1.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삶의 질과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특히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은퇴 후 삶의 만족도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 신체 건강, 사회적 연결, 의료 접근성까지 크게 좌우하죠.

저 역시 앞으로 10년 이내에 은퇴를 앞두고 있어, 요즘은 자연스럽게 ‘은퇴 후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자주 고민하게 됩니다. 공기 좋은 시골에서의 한가로운 삶이 좋을지, 병원이 가까운 도심이 더 현명한 선택일지 쉽게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이 글은 그 고민의 연장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촌·농촌·도시 각각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을 비교하고, 실제 연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시선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혹시 저처럼 은퇴 후의 삶의 방식과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이 작지만 유용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농촌에서 텃밭 가꾸는 노인의 모습
나의 로망이기도 한 평화로운 모습

공기 좋은 시골, 정말 건강에 이로울까?

시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점은 공기 좋고 자연 친화적인 환경입니다.
도시보다 미세먼지나 매연이 적고 녹지 비율이 높아 시각적으로도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많습니다.

이런 환경은 실제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녹지 공간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의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더 낮고 우울증 유병률도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자연 속에서의 활동은 실내 생활보다 비자극적이고 안정적인 감각 자극을 제공해 자율신경계의 균형 회복, 수면 질 개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환경이 무조건 건강에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생활 인프라의 부족입니다.
식료품 구매나 병원 이용, 여가 활동 등을 위해 오랜 거리 이동이 필요하고, 그로 인한 피로감이나 외부 자극 결핍이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농촌 지역은 고령화율이 매우 높아, 지역 내 또래 친구나 사회적 연결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 고립감은 고혈압, 심장병, 우울증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자연환경 자체는 분명 건강에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사회적 연결과 생활 편의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의료 접근성과 외로움의 문제

은퇴 후의 삶에서 어디에 살 것인가를 결정할 때,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관절염, 심혈관 질환 등 노년기에 흔히 발생하는 만성 질환은 정기적인 진료와 약물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도시는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형 병원, 전문 의원, 응급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진단부터 치료, 응급 대응까지 빠르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한 사람이 고혈압, 당뇨, 관절염처럼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내과, 정형외과, 영양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의사들이 함께 협력해 치료를 진행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런 진료 방식은 대형 병원이 많은 도시에서 상대적으로 더 잘 갖춰져 있습니다.

반면 농촌이나 어촌 지역은 고령화로 인해 의료 수요는 높지만 실제로는 의사 수와 병원 수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가까운 병원까지 30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사례도 흔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농촌 지역 노인의 의료 불편 경험률은 도시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조기 대응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살아야 할까요?
이 질문에 바로 그렇다고 대답하기엔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입니다.

도시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지만 정작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가족과 떨어져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노인의 경우 사회적 연결 부족으로 인해 외로움과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심리적 요인은 단순히 기분 문제를 넘어서 면역 기능 저하, 염증 반응 증가, 심혈관 질환 위험도 상승 등 신체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미국 CDC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은 흡연보다도 심혈관 사망 위험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노년기 건강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즉, 의료 접근성이 뛰어난 도시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단절, 정서적 고립감이라는 대가는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활동량, 식습관, 관계 – 건강을 결정짓는 세 가지 요소

은퇴 이후 건강한 삶을 위한 거주지를 고민할 때 주변 환경이나 의료 인프라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일상 속 생활 습관과 행동 패턴입니다.
특히 신체 활동량, 식생활의 질, 사회적 관계 유지는 노년기 건강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입니다.

활동량

농촌이나 어촌 지역에서는 자연스럽게 걷기, 밭일, 가벼운 신체 활동이 생활에 녹아 있습니다.
이는 운동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움직임이 유지되는 구조를 만들어 줍니다.

반면 도시에서는 엘리베이터, 자동차 중심의 생활로 인해 운동을 의식적으로 따로 시간 내서 해야 하는 활동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은퇴 후에는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감소증, 골다공증,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식습관

지역별 식재료 접근성도 건강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촌·농촌에서는 제철 채소, 직접 기른 작물, 싱싱한 해산물 등 신선하고 가공되지 않은 식재료를 활용한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도시에서는 대형 마트나 배달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즉석식품이나 외식 위주의 식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는 염분, 포화지방, 당분 섭취 증가로 이어져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위험 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농촌이라고 무조건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도시에서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려는 자기 관리 역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

은퇴 후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누구와, 얼마나 자주 이야기하며 지내는가는 무엇을 얼마나 운동했는가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농촌이나 어촌은 마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웃과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같은 세대, 비슷한 생활 패턴을 공유하는 이웃들이 많다면 고립감을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도시에서는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생활 스타일이 공존하기 때문에 소통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고립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화센터, 평생교육, 지역 커뮤니티 센터 등이 활성화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할 의지가 있다면 도시에서도 충분히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국, 건강한 은퇴 이후 삶을 결정짓는 핵심은 단순히 어디서 살 것인가 보다는 그 공간에서 어떤 생활 습관을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디가 가장 좋은지는 결국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은퇴 후 어촌, 농촌, 도시 중 어디가 건강에 더 좋은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각 지역은 고유한 장점과 단점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는 의료 접근성이 뛰어나고, 편의시설이 많지만 사회적 고립과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농촌과 어촌은 자연환경이 쾌적하고 활동량이 많지만 의료 인프라나 생활 편의성, 사회적 연결에 있어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지역에서 내가 어떤 생활을 할 수 있느냐, 그리고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입니다.
내가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도시가 더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고, 내가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활동적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농촌이나 어촌이 몸과 마음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지역이라도 내가 어떻게 식사하고 누구와 교류하며 얼마나 움직이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건강의 방향은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건강은 장소가 아니라 습관과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당신의 은퇴 후 삶이 어떤 공간에서든 가장 편안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흐르기를 바라고, 이 글을 읽고 당신의 선택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